# 부모님이 이상한 걸까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오랫동안 혼란과 어려움을 겪어 온 한 사람이 심리상담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이 옳은지 확신할 수 없었고, 부모님이 이상한 것인지 자신이 이상한 것인지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상담을 이어가며 자신의 감정과 어린 시절의 경험을 돌아보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현재의 삶과 연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을 책임지고 완벽하게 해내려던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구와 가치관을 인정하고, 부모님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필요한 거리를 설정해 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죄책감 대신 해방감을 경험했고, 자신의 선택이 언제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삶을 선택하고, 스스로를 믿고 존중하는 변화를 담은 상담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이 이상한 걸까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상담실에서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 ①
“생각을 쏟아내면서 같이 정리하고 싶어요. 무엇이 문제인지 객관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상담을 신청하며 한 사람이 남긴 말입니다.
부모님과의 갈등,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상처,
그리고 자신을 자책하게 만드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가 잘못한 걸까요.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무언가를 다시 살펴봐야 하는 걸까요.
20년 동안 일기를 썼습니다
내담자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자주 대립했고,
폭언과 통제적인 양육 방식으로 상처받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음을 편하게 꺼낼 곳이 없었던 그는 10년 동안 일기를 썼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일기를 읽고 문장마다 밑줄을 그으며 이유를 물으셨다고 합니다.
감정이 없는 아이라는 말과 악마 같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는 것조차 설명하고 해명해야 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영국에서 석사과정을 밟으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지만,
가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 감정은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마음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내담자는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알렸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상대방의 학력을 문제 삼으며 상처가 되는 말을 했고,
어머니 역시 관계를 끊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부모님이 원하는 것이 다를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고 싶으면서도 부모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됩니다.
성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어도
가족과의 관계에서는 여전히 부모님의 반응을 먼저 살피게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를 향한 마음은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내담자는 어머니에게 상처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머니가 아프셨던 때를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상처받았다는 마음이 있다고 해서 애정과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을 걱정한다고 해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님을 이해하려는 마음과 자신이 겪은 고통을 인정하는 마음은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는 자신이 왜 오랫동안 힘들었는지 알고 싶어 했습니다.
부모님이 잘못된 것인지,
자신이 잘못 생각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질문에는 자신을 향한 자책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도 담겨 있었습니다.
생각을 쏟아내고, 함께 정리하는 시간
상담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살펴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왜 어떤 말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지,
이미 알고 있는 일인데도 왜 여전히 아픈지,
자신의 선택 앞에서 왜 다른 사람의 반응부터 떠올리게 되는지.
그 질문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쩌면 오랫동안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잘못된 걸까요?’
그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저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그리고 언젠가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을까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단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쌓인 경험을 돌아보고,
지금의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이상한 사람인지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던 한 사람.
그 이야기를 조금씩 이어가 보려 합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오랫동안 혼자 간직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자신의 마음을 누군가 알아봐 주기를 바랐던 시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이 내담자분께는 자신의 마음과 변화를 돌아보는 시간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는 자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데 동의해 주시고, 상담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내담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